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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과 유한, 그 경계에서
바삐 살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좁아졌다. 앞만 보며 살다 보니 사람됨이 옹색해졌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분개하였고 사소한 사안에도 이시비를 가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소인배가 되어 버렸다. 결국 오늘의 많은 군상들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신의 형상, 지존자의 모양을 입은 우리들이었거늘 오늘의 모습과 군상은 신의 본성과 멀어도 너무 멀어졌다. 달리는 인생들 길을 걷다가 무언가를 기억이 잘 나지 않으면 걸음을 늦춘다. 생각해내기 위해서이다. 그러니 느림과 기억은 하나이다. 반면, 길을 걷다가 어떤 끔찍한 기억이 떠오른다면 걸음이 빨라진다. 그것을 떨쳐버리기 위함이다. 그러니 빠름과 망각 역시 하나이다. 빠르면 잊게 되고 생각할 수 없으니 빠름은 망각이다. '느림과 기억' 그리고 '빠름과 망각'의 관계를 설..
2020.12.19 -
다시 새 힘을
전염병 재앙에 공동체가 흔들리고 있다. 생계 기반까지 무너지고 있다. 열심히 살아왔는데, 최선을 다해 왔는데, 우리 삶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라는 말이 실감되는 시국이다.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여기까지 걸어왔으면서 마지막 깃털같이 가벼운 짐 하나의 무게로 쓰러질 수 있다니? 깃털같이 가벼운 마지막 짐 하나를 참지 못함은 그간 있는 힘을 다 했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깃털같이 가벼운 그 짐이 지금까지 견뎌온 무게보다 수천 배 더 무거울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태어난 우리 인생을 어쩌겠는가? 다시 최선을 다 하고 사력을 다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럴 때가 있다. 신이 우리 삶에 빵 대신 돌멩이를 던질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돌을 걷어차다 다치는 인생이 있고 그 돌을 주춧돌 삼아 ..
2020.12.19